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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ebuch.Journal/Raum.Room

공간 기록 9 | 신변잡기 | 새로운 시작

 

 

 

요즘 나름 바쁘게 보내서 그런지 시간만 나면 그냥 쉬어 버렸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

젊을 때 고생하면 나이 들어서 골병으로 더 고생합니다.

지금 최대한 체력을 끌어올려놓고

늙어가면서 야금야금 쪼개 써야 해.

 

얼마 전에 바꾼 침구가 너무 좋아서

사실 침대 밖으로 나오기가 싫은 것도

한몫하는 것 같기는 하다.

 

원래 침구는 깔 맞춤을 해야 하는

성격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딥 그린으로 매트리스 커버까지 바꿔버렸다.

사람 취향이라는 게 참 얄궂다.

변하지 않을 것 같다가도 뒤바뀌는 건 순식간이더라.

진짜 놀라운 건 여기서 잠자던 25년 동안

나는 이 침대의 사이즈를 슈퍼싱글로 알고 있었다는 거다.

동생 침대랑 비교했을 때 묘하게 작아 보이더니

진짜 그냥 싱글 침대였다.

어쩐지 슈퍼싱글 침구를 사면 조금씩 공간이 남았는데

그게 그저 매트리스가 가라앉아서 그런 줄 알았지.

바꾸는 게 좋지 않겠냐는 권유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버리는 게 더 큰일이라 못 바꾼다...

그냥 여기에 메모리폼 토퍼를 깔아주고 죽을 때까지 쓰고 싶다.

25년도 버텼는데 앞으로는 더 버티겠지.

물건이 제 쓸모를 다할 때까지 사용하는 것 또한

돌아버린 지구를 조금이나마 돕는 일이 아닐까.

 

꽃을 좋아하지만(누군들 안 좋아하겠냐마는)

생화 관리가 어려워서 잘 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지인의 생화 보존 꿀팁을 듣고 그대로 따라했더니

이번에는 거의 2주간 싱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해바라기나 거베라가 요즘 참 예뻐 보이던데 농장에서 시킬까... (밖에 안 나감)

 

진짜 근황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6월을 앞두고 내 신변에 나름 큰 변화를 가져올 이벤트가 하나 예정되어 있고,

그거 때문에 5월 시작부터 지금까지 거기에 매달려 있었다.

급발진으로 시작한 일이 나름 추진력을 얻어 지금까지 왔는데

막상 저지르고 나니 지금부터 걱정이 시작된다.

쩌겠어. 이미 저질러 버린 것을.

가끔 나도 이런 내가 감당이 안 될 때가 있다.

 

이 사실을 얼추 들은 친구는 집 앞에 사는 동친이 한 명뿐이다.

동친이는 내가 실패해도

특유의 무던하고 안정적인 성정으로

극한상황을 무탈히 넘어갈 수 있게 해줄 거다.

 

지지부진하게 써오던 원고를 치워버리니

아주 시원하다 못해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

물론 머지않을 미래에 출처를 알 수 없는 희망을 들고

또 기웃거릴지도 모르지만.

 

글 쓰는 게 유독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무 살 이후에 나는 글 쓰는 게 매번 어렵게 느껴졌다.

글로 대학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어이가 없지.

내가 똥글러라니.

글을 써서 먹고살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살았다니

참 낭만 따라가다 비명횡사할 뻔했다.

 

어찌 되었던 이번에 시작한 일로

근근이 먹고살고 싶다는 소리를 구구절절해봤다.

 

 

 

 

5월의 어느 날, 일정 기록하던 중.

5월 10일이구나.

 

집에 있는 패브릭 달력으로는

월 일정이 눈에 잘 안들어와서

포스터형 월간 계획표를 마련했다.

형광펜으로 일정 기간도 표기하고,

각종 행사 표시해놓으니 이제 좀 덜 까먹겠지(,,)

 

대략 3개월 + 2주 정도 기록할 수 있을 듯 하다.

 

#마켓컬리 퍼플백

마침 쿠폰도 들어오고 집에 있던 아이스박스도 영 시원치 않아서 겸사겸사 구매.

가볍고 보냉기능도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가격 대비 디자인과 마감이 깔끔해서 하나쯤 가지고 있는게 좋을 듯.

(ID : soomin1013) (❤´艸`❤)

 

코스트코 갔다 올 때도 챙겨간다. 고기나 유제품류는 이제 더워서 상할 수도 있으니까.

 

선반에 넣을 가로형 수납함을 드디어 발견!

문구류와 각종 플래너를 넣기 좋아서

다음에 주문할 때엔 더 많이 사야겠다.

 

테이스트북스에서 보내주신 오픈, 홈까페.

여태 가지고 있던 레시피 북들보다

매우 쉽고 직관적인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레시피 북은 뭐니뭐니해도 쉬운게 최고.

누구보다 빠르게 서큘레이터를 꺼낸 5월 초반.

머리가 길어서 드라이기를 오래 들고 있다보니

땀이 줄줄 날 때가 있다.

벌써부터 이러면 에어컨도 곧,,,틀겠구만,,,

 

집에 유통기한 얼마 안남은 라꽁비에트 버터가 많아서

크로와상 생지를 만들어 봄.

라꽁비에트는 스프레드 용이지만 그냥 써봤는데,,,

앞으로는 안쓰겠습니다,,,

워낙 부드러운 버터라 금방 액상화가 되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남.

 

정제된 언어로 쓰여진 시지만 날 것의 느낌이 들었던

김민정 작가님의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나는 이런 톤의 시가 너무 좋더라.

 

 

동생이 이벤트로 만들어 준 케이스. 원래 애플 정품 케이스만 써왔는데

튼튼한 대신 묵직한 감이 있어서 가벼운 걸로 바꿔보았다.

만족만족 희희.

 

바쁜 와중에 텀이 생겨 오늘은 여유를 부리고 있다.

내일이면 하나씩 처리해야 할 것들이 생기니 오늘은 푹 쉬어야지.